신생아에게 열이 날 때
아기를 덥게 키우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지 않습니다.
● 우리나라의 전통 육아법은 아기를 따뜻하게 키우는 것입니다. 옷을 입힌 아기를 수건으로 감싼 뒤 이불을 똘똘 말아서 푹 싸 둡니다. 산모 역시 산후조리를 할 때 최대한 방을 뜨겁게 하고 이불까지 푹 덮고 있게 합니다. 산후조리를 하는 엄마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기를 너무 덥게 키우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좋지 않습니다.
● 아기는 어른과 달리 체온 조절이 잘 안되고 특히 신생아는 따뜻한 곳에 푹 싸두기만 해도 금방 열이 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생아가 열이 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너무 덥게 싸 두어서 탈수 증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아기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옷을 입힌 상태에서 적당히 두꺼운 아기 이불로 싸주는 정도에 그쳐야만 합니다.
● 방 안의 온도는 20~22도가 제일 좋은데, 한국에서는 25도까지는 봐줍니다. 습도는 50~60%가 적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신생아는 어른보다 한겹 정도 옷을 더 입히지만, 아기가 너무 더워하는 것 같으면 큰 아이와 마찬가지로 입혀도 상관없습니다. 기저귀와 내의를 입힌 다음 그 위에 배내옷을 입히고 가벼운 옷을 하나 더 입힌 다음에 담요로 싸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아기를 너무 꼭 싸서 키우면 좋지 않아
● 팔을 움직이는 것도 운동입니다. 적당히 싸주는 것은 좋지만 너무 두껍게 싸는 것은 피하십시오. 특히 무더운 날에 아기를 덥게 키우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아기의 팔을 싸주지 않으면 놀라서 아기가 나중에 경기를 한다고 믿는 분들도 있는데,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 물론 마음대로 움직이는 팔에 놀라서 자주 깨는 아기라면 팔을 싸두어야 합니다. 신생아는 아직 신경 계통이 덜 발달해서 자신의 의지대로 팔의 움직임이 조절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아기의 상태를 보아가면서 싸두기도 하고 아기가 힘들어하면 풀어두어도 좋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나부대는 아기는 싸주고, 얌전한 아기는 풀어준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신생아가 열이 나면 소아과 의사들은 긴장합니다.
● 신생아가 열이 날 때는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상하게 신생아는 열이 나도 별문제 없는 경우가 많다고 믿고 버티다가 아기가 반쯤 넘어가면 소아과로 허겁지겁 달려오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신생아에게 열이 나는 것은 다른 월령의 아기에게 열이 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 아이를 몇 명 키워보았다고 신생아가 열이 많이 나는데도 집에서 약을 먹이며 버티는 분도 있는데, 이건은 곤란합니다. 괜찮은 경우도 많지만 심각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신생아가 열이 나면 소아과 의사들은 긴장합니다.
흔히 보는 신생아 발열은 대개 별 문제가 없어
● 아기가 처음 태어나면 잘 안 먹고 엄마도 정신이 없기 때문에 수분이나 모유, 분유 등의 섭취가 부족해서 탈수 증상의 일종인 '신생아 일과성 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기는 비교적 멀쩡해 보입니다. 물을 주면 잘 먹고 열 또한 금방 떨어집니다.
● '신생아 일과성 열' 외에도 신생아는 아직 체온 조절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열이 나기도 합니다. 앞서도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육아 관습은 아기를 덥게 키우는 것입니다. 방을 뜨겁게 하고 아랫목에 전기 스토브까지 켜고 아기를 이불로 돌돌 말아두면 아기의 체온이 갑자기 올라가기도 합니다. 이런 때는 아기의 이불을 벗겨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기를 싸 두어도 항문 온도가 38도가 넘는 경우는 드불기 때문에 38도 이상의 열이 난다면 일단 적색경보라고 생각하시고 소아과 의사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생아가 열이 날 때 매우 위험한 경우도 있습니다.
● 중요한 이야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앞의 두 가지 원인에 의해서 아기가 열이 나는 경우, 대부분의 엄마들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아기가 좋아진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아과에 아기를 데려가서 진찰을 하고 여러 가지 검사도 받은 뒤 별문제가 아니라는 말을 들으면 신생아가 열나는 것은 별문제 없다고 지레짐작을 합니다.
● 하지만 신생아 열이 항상 문제가 없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신생아가 뇌막염, 요로감염, 폐렴, 패혈증, 장염, 상기도 감염 등의 감염으로 인한 질병에 걸리면 초기 증상으로 다른 증상 없이 열만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병들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하거나 아기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신생아가 열이 나면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열이 날 때 해열제를 먹이며 기다리는 일은 없어야
● 신생아는 겨드랑이로 잰 체온이 37.2도 이상일 때 열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데, 이럴 때는 항문으로 다시 한 번 체온을 재보는 것이 좋습니다. 수분을 보충하거나 옷을 벗겨도 열이 계속 있으면 별 이상이 없어 보여도 바로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신생아의 경우 열은 치명적인 병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열나는 원인을 잘 모를 때는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치료를 하는 소아과 의사가 많습니다.
● "신생아에게 약을 써도 됩니까" 라는 걱정 어린 질문을 흔히 받는데, 항생제 같은 약은 필요한 경우 꼭 사용해야 하며 잘만 사용하면 생명을 건지는 약입니다. 신생아가 열이 나면 헛걸음을 하더라도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한번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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